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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사 개인전]

2023 Nov. 16  ~ 2023 Nov. 22

무한의 형태

(The Shape of Infinity)

Gallery H.art bridge

 

구태사 (GU TAESA)  

 
숙명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석사 수료 
숙명여자대학교 공예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3 무한의 형태 (The Shape of Infinity), 갤러리 H.아트브릿지, 서울


작가노트  

모든 것이 언젠가는 소멸하는 유한한 세계에서 나는 때때로 끝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존재의 죽음과 죽지않음을 멍하니 떠올리며 시간을 보냈던 유년기를 지나 나는 이 시간의 끝과 내가 속한 지구 너머 공간의 끝, 0에서 위로 아래로 끝없이 펼쳐져 나가는 수의 끝을 이따금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랐다. 


끝이 없다는 것은 어렴풋이 생각하면 우리를 굉장히 두렵고 무섭게 만든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는 끝 이후의 것을 조금 더 두려워하는 사람이어서 막연히 모든 것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나는 이제 웬만한 것에 끝은 있음을 인정하는 어른이 되었고,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영원을 생각으로 좇는 어른이 되었다.
모든 것이 끝나는 세상에서 끝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꽤 낭만적이다.


분명 나와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나 닿을 수 없는 곳이 있다.
그곳이 너무 멀어서 닿을 수 없는 것인지 혹은 존재하지 않아서 닿을 수 없는 곳인지조차 알 수 없는 미지의 그곳을 나는 끝없는 ‘무한’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매우 큰 숫자를 말한다고 해도 그 숫자에 1을 더하는 순간 더 큰 숫자는 존재하며, 가장 긴 직선을 그린다고 해도 그 끝에 점 하나만 찍는 순간 더 큰 직선은 존재하게 된다.
무한에 1을 더해도 무한이며, 무한에 무한을 더해도 무한이다.
우리는 그것을 계산하거나 측량할 수도, 감각할 수도 없으며 나아가 인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 실재하는지 아닌지조차 파악할 수 없다.
무한은 우리가 아무리 닿으려 해도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이며, 그곳을 향해 다가갈 수는 있어도 절대 도착할 수는 없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가 무한에 닿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대답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절대 그곳에 닿을 수 없다. 그저 무한을 붙잡으려는 인류사의 궤적을 통해 나는 인류의 낭만을 느꼈다.
닿을 수 없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예술의 언어로 나타내고 이론적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시도는 우리가 그것을 결코 비존재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는 판단한다. 


실제로 무한이라는 개념은 기원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수학적 논의를 거쳐, 추상적이고 과정적인 개념에서 실재적이고 결과적인 개념으로까지 인식의 진화가 이루어졌다.
즉, 기존의 무한이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잠재적 무한(Potential infinity)이었다면 현대수학 전후로는 일정한 크기를 가진 실재적 무한(Actual infinity)으로까지 수학적 이론이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논리적 이론과 증명에 근거하여 무한을 연구하는 수학에서조차 무한을 어떠한 것이라고 정의 내리며 단언할 수 없다.


너무 멀어 도달할 수 없는 초월적 개념이지만 부재하지 않는 것, 끝없이 뻗어나가는 유한이 아닌 또 다른 실체로 실재하는 것이 무한의 속성이라 생각하며
나는 무한을 규정하는 형상을 구축하였다. 이것은 끝없이 전진하는 무한을 하나의 형태에 가둔 것이며 무한한 원소로 이루어진 하나의 완결된 집합이다. 


작업의 표현재로는 목판과 옻칠을 택하였는데 이는 자연에서 유래한 재료이기에 무한의 비인간성을 담기 적절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며,

한 번 경화된 이후에는 고체화가 되어 이전과는 아예 다른 성질을 지니게 되는 결정성 때문이기도 하다.
옻칠은 천년을 간다고 불릴 정도로 쉽게 변질되지 않고 나아가 시각적으로도 느껴지는 단단하고 견고한 도막을 형성하는데,
이처럼 낡음과 소멸을 거부하는 특성들을 볼 때면 무한과 닮아있다고 생각이 든다.


영원과 무한을 좇는 괴로움은 생의 끝까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은 무한으로 향해 나아가는 또 한 걸음의 발자국을 내딛게 할 것이다.

 

GU TAESA 


Master of visual arts, Sookmyung Women's University 
Bachelor of arts and craft, Sookmyung Women's University

Solo Exhibitions 

2023 The Shape of Infinity, Gallery H.Art bridge, Seoul

Artist Statement​

In a finite world where everything eventually disappears, I have occasionally pondered the things that do not end.

After spending time blankly recalling the "dying" and "not dying" of existence, I grew up as someone who occasionally contemplates the end of this time,
the limits of the space beyond the Earth I belong to, and the limits of numbers extending endlessly upwards and downwards from zero.

The concept of endlessness, when thought of vaguely, instills a deep sense of fear and unease in us.
However, looking back, I was a little more afraid of what was after, so I used to wish that everything could be forever.
But as time passed, I have now become an adult who acknowledges that there is an end to most things, and at the same time an adult who nevertheless continues to pursue eternity with thoughts.
It's quite romantic to think of something that doesn't end in a world where everything ends.

There is definitely a place that surrounds me and us but can't reach it.
I thought of the unknown place as endless 'infinity', where I couldn't even tell if it was too far away to reach or if it didn't exist.

Even if someone says a very large number, the moment you add 1 to that number, the larger number exists, and even if you draw the longest straight line, the larger straight line exists as soon as you put only one dot at the end.
Adding 1 to infinity is infinite, and adding infinity to infinity is infinite.
We can't calculate or measure it, we can't sense it, and we can't even figure out whether it's recognizable or not, or whether it's real.
Infinity is a place that we can never reach no matter how much we try to reach, and it is a place where we can approach it but never reach it.

But the answer to whether we can reach infinity or not doesn't matter. Rather, we can never get there.
I felt the romance of mankind through the trajectory of human history just trying to capture infinity.
I believe that the attempt to constantly represent and theoretically prove something that cannot be reached in the language of art is because we never consider it non-existent.

In reality, the concept of infinity has evolved from abstract and process concepts to actual and consequential concepts through numerous mathematical discussions from BC to the present.
In other words, the concept of infinity has evolved from a 'Potential Infinity', which stretches endlessly, to an 'Actual Infinity' with a certain size in mathematical theory, before and after modern mathematics.
However, even in mathematical research, we cannot definitively define and assert what infinity is based on logical theory and proofs.

It's a transcendental concept, too distant to reach, yet not absent, and exists as another entity beyond the endlessly extending finite. 
I consider these to be attributes of infinity and have constructed a form that defines infinity.
It is a complete set of infinite elements, confined to one form of endless advancing infinity.

For the medium of this work, I chose wood and Ottchil because they are materials derived from nature, which I considered appropriate to encapsulate the inhuman quality of infinity.
Moreover, once cured, they solidify and take on an entirely different property from before. 
Ottchil does not easily deteriorate to the extent that it's called a millennium-old material, and it forms a visually robust and solid surface.
When considering these qualities that resist aging and decay, I see them as akin to infinity.

 

The suffering of seeking eternity and infinity will last until the end of life.
But the distress will take another step toward infi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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